언제부턴가 자동차에 젤 타입의 손 세정제를 가지고 다니며 가끔씩 손을 닦는 게 익숙해 졌어요.
어릴 때는 그냥 슥슥 옷에 닦고는 했는데도 괜찮았는데 이젠 여기저기 세균이 보이는 듯…
그나마 가지고 있는 손 세정제도 다써가는데 마켓에 잠깐 들러 사러가는게 왜 그리 귀찮은지…
비싸지도 않은 거 왕창 만들어 놓고 야금야금 쓰는 건 어떨까 싶어서 실행에 옮겨봅니다.
먼저, 어떤 목적으로 만들 것인지 한 번 생각을 해보죠…
1. 원래 목적이라고 하면…살균–소독이 당연하고요…
2. 제형은 스프레이로 뿌리는 형태보다는 ‘젤(gel)’ 형태로 만들어 짜서 쓰고 싶어요…
3. 향은 은은한 향기가 나면 좋겠다…뭐, 이정도…?
이젠 무슨 재료가 필요할 지 생각해 보죠…
먼저, 살균–소독의 주체가 될 알코올은 ‘에틸(ethyl) 알코올’이나 ‘이소프로필(isopropyl) 알코올’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단, 주의하실 점은 알코올의 함량이 적어도 60% 이상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구하셔야 해요.
이유는 지금 안알랴줌.
이젠 무슨 재료가 필요할 지 생각해 보죠…
그 다음 ‘젤(gel)’ 형태를 만들기 위한 점증제(thickener) 성분으로는 실리콘, 카보머(carbomer), 잔탄검(xanthan gum) 등등이 있는데…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성분이기는 하지만 저는 ‘카보머 940’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클릭!
제가 사용하던 상표가 MakingCosmetics 브랜드였는데, 지금은 품절이네요…
기다리셨다가 사셔도 되는데, 굳이 지금 꼭 사야겠다 하시는 분은 아래 그림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사실 좀 있어 보이려고 ‘결정했습니다’라고 썼습니다만…
결정적인 이유는 제가 가지고 있는 카보머 940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고…
얼굴에 바르는 게 아니라 잠깐 잠깐 손 세정을 위한 거라서 이걸 쓰는 거에요.
만약, ‘이 기회에 카보머를 사야지~’하시는 분은 꼭 ‘카보머 980’을 구해주세요.
카보머는 시큼~한 식초 냄새를 풍기는 물에 녹는 하얀 색 가루형태인데요…
시큼한 향에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얘는 물에 녹으면 수용액 자체를 산성이 되게 해 주는 아이에요.
웃긴 게 산성(낮은 pH)에서는 아무런 성질을 보이지 않다가 ‘중성(pH=7.0)’에 가까와지면 주변의 물분자를 끌어당겨 부피가 원래보다 1000배 가량 커지는 특징이 있어요.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젤’을 만드는 거에요~
25ºC에서 0.5% 카보머 수용액의 점도(viscosity)는 대략 45,000-70,000 cps 정도를 나타냅니다.
전에 cps에 대해 설명할 때, 벌꿀의 점도가 대략 10,000 cps를 나타낸다고 말씀 드렸으니 감이 ‘팍’ 오시죠? ^^
그렇다면…또 하나의 성분이 필요하겠네요.
바로 산성 수용액을 중성으로 중화(中化)시켜줄 알칼리 성분 말이지요.
예전에는 싸고 편리하다는 트리에탄올아민(Triethanolamine, TEA)를 많이들 썼는데 요즘은 아민계통의 독성 때문에 말이 많아서 수산화나트륨(NaOH)이나 수산화칼륨(KOH)를 사용할 예정이에요.
먼저 수산화나트륨이나 수산화칼륨은 작은 알갱이(granules) 형태로 되어있는데…
화장품을 만들면서 직접 알갱이를 첨가하면 양을 조절하기도 어렵기도 하고, 자칫 많이 들어가면 피부 자극이 겁~나 심해지는 관계로 미리 물에 소량 녹여놓고 그 수용액을 첨가하는 방법을 이용할 꺼에요.
그래서 저는 수산화칼륨 10% 수용액을 만들어 놓고 그 수용액을 가지고 pH를 조절할 예정입니다.
이 방법이 안전하니까요…
수산화칼륨이나 수산화나트륨이 없으면 어떻하냐고요?
여러분께서 화장품 크래프팅을 하신다면 화장품의 pH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원료 성분의 특성에 따라 산성 또는 알칼리성으로 치우져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때 pH를 원하는 정도로 맞춰주기 위해 수산화칼륨이나 수산화나트륨, 그리고 구연산(citric acid) 정도는 ‘집안의 상비약’ 처럼 가지고 계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그래도 추가로 지출하는 게 싫으시다면…
저는 써본적 없지만…
알칼리 이온수기에서 나온 알칼리성 물의 pH가 8.5~9.8 정도까지 나온다니 이론상으로는 이걸 사용하셔도 되겠네요.
저의 레시피와는 다른 비율이 될 것이 분명할테지요.
향은 건강을 생각하시고 내츄럴~한 걸 원하시면 에센셜 오일을…
딱히 그렇지 않다면 다른 향료(fragrance oil)을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만, 사용하실 향료는 ‘화장품용[cometic grade]’으로 구하시고요…
자, 필요한 원료들을 적어 보면…
1. 에틸 알코올 혹은 이소프로필 알코올
2. 카보머 980
3. 수산화 나트륨 (NaOH) 혹은 수산화 칼륨 (KOH)
4. 에센셜 오일 혹은 향료 (fragrance oil)
네에~?
벌써 어렵다고요…?
그럼 어떻게 하셔야 한다고요?
그렇죠!
마음 편하게 가지시고 그냥 주욱~읽어가시면 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자, 정리해 볼까요?
1. 먼저 원하는 세정제의 타입과 조건을 골라봤고요…
2. 젤 타입의 손세정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료들을 알아봤고요…
3. 중요한 재료인 카보머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어요…
크래프팅은 크게 두 과정으로 나누어 만들어 볼꺼에요.
다음에는 카보머를 이용해서 실제로 ‘젤’을 먼저 만들어 보고, 또 그 다음 포스팅에서는 만들어진 카보머 젤을 가지고 본격적인 손 세정제를 만들 예정입니다.
다들 즐거운 크래프팅 하세요~